더보기요즘 가장 보기 싫은 게 샤워 후 배수구다. 머리를 감을 때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머리카락 양이 전보다 확실히 많아졌고, 말리고 나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까지 보면 괜히 한숨부터 나왔다.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고민은 없었는데 마흔이 넘고 나니까 여성탈모라는 말이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다. 특히 미용실에서 들은 한마디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. 정수리 부분이 많이 비어 보인다는 이야기였는데, 그날 이후로 괜히 가르마를 계속 바꿔보게 됐다. 거울을 볼수록 예전보다 넓어진 느낌이 분명해서 더 신경 쓰였다. 집에 와서 여성탈모 원인도 찾아보고 하루에 머리카락이 얼마나 빠져야 정상인지도 검색했다. 보통 50개에서 100개 정도는 자연스럽다고 하는데, 나는 배수구 한 번만 봐도 그 이상 같았다. 빗질..
더보기당화혈색소 7이라는 말을 들은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. 당뇨병 기준을 이미 넘었다는 설명을 듣는데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. 지난 몇 달 동안 평균 혈당이 높게 유지됐다는 의미라는데, 숫자 하나가 이렇게 무겁게 느껴질 줄 몰랐다. 그래도 의사 선생님은 지금부터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. 처음에는 약만 잘 먹으면 해결될 줄 알았다.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었고 그걸로 안심하고 있었다. 하지만 생활은 그대로였다. 회식하면 술을 마셨고 야식도 자주 먹었다.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료를 찾았고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. 약이 있으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. 그 상태로 3개월을 보내고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더 나빠져 있었다. 당화혈..
